미국의 주요 외교 인사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한편 갈등 관리를 강조하는 발언들을 7일(현지시간) 잇따라 내놨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소통 창구를 유지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현재 기조가 반영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글로벌 임팩트 포럼’에 화상으로 참가해 “마이크론·딜로이트·베인앤컴퍼니·캡비전·민츠그룹 등 5개 미국 기업이 지난 수 개월 사이에 (중국 정부의) 타깃이 됐다”며 “이런 일은 다른 국가의 기업에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 들어 베인앤컴퍼니·캡비전 등의 중국 사무소를 압수수색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금지했다.
번스 대사는 “중국의 관점에서 이런 대응은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보복이지만 잘못되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분명히 미국은 (중국의 조치에) 저항하고 반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는 중국의 군사 능력 향상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중이 경쟁하는 동안 그 경쟁에 한계와 장벽이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쟁은 항상 평화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같은 날 개최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중국과 경쟁하되 충돌은 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미중 관계의 지배적 프레임은 확실히 경쟁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경쟁을 책임 있는 범위로 한정하고 대결로 비화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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