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을 최초 신고한 택시기사 A씨가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다만 A씨가 트라우마를 호소해 감사장 수여식 행사는 취소하고 비대면으로 전달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유정 검거에 기여한 A씨에게 감사장과 소정의 선물, 신고 포상금을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당초 경찰은 표창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A씨가 이번 사건으로 주변의 연락을 피하는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어 결국 행사를 생략했다. 신고 포상금은 1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낙동강변에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기사 A씨는 늦은 밤 어린 여성 혼자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을 수상히 여겼다고 한다. 그는 트렁크를 열고 정유정의 가방을 들어줬는데 이후 자신의 손에 혈흔이 묻은 것을 보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결정적인 신고 덕분에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정유정을 체포할 수 있었다. 수사 결과 정유정은 지난 2월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하고 지역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평소에는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정은 특히 과외 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조사돼 A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추가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A씨와 달리 정유정은 유치장에서 하루 세번 배식되는 식사를 꼬박 챙겨먹고, 잠도 잘 자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