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서른 여섯으로 적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 신인이거든요. 제 색깔을 아직 찾아가고 있는데,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에 비해 더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저만의 색채가 묻어 있는 건 확실해요."
JTBC '팬텀싱어 3'에서 탄생한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 멤버인 유채훈이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7월 첫 솔로 앨범 '포디움(Podium)'을 발매하고 약 1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 라포엠에서 '테너 유채훈'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솔로 앨범에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로 팬들을 찾아왔다.
"지난 앨범이 대중적인 색채가 드러나는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저의 색을 조금 더 입혔어요. 지난 앨범에 비해 살도 많이 붙였죠. 그동안 라포엠으로 활동하며 얻은 노하우, 그리고 제가 노래하면서 느낀 것을 이 앨범에 소리적으로 담았어요. 현재 제 상태를 다 담아놓은 앨범입니다."
미니 2집 ‘임파스토(Impasto)'는 '반죽된'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로, 다양한 방법으로 물감을 두텁게 덧칠하는 유화 기법을 일컫는다.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여러번 색을 '덧칠'하고 섞는 과정에 비유했다. 타이틀곡 '하얀 사막'은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발라드 곡이다.
"기존 발라드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더 확장되면서 제 보컬적인 방향도 크로스오버에 적합한 소리를 넣었어요. 트랙은 굉장히 다양해요. 팝으로 된 곡도 있고, 크로스오버 곡도 포함돼 있고요. 빨리 들려드리고 싶네요."
앨범에는 여섯 개의 곡이 들어갔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한밤의 태양이라는 뜻을 가진 인트로곡 'Intro : Soleil de minuit', 밴드 사운드 위에 클래시컬한 선율이 돋보이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동행', 희망찬 메시지를 영어 가사로 노래한 발라드 장르 'Pieces', 광활한 이미지를 이탈리아 가사로 표현한 크로스오버 장르의 'Il Fuggitivo' 등이다. 그 중 'Il Fuggitivo'는 유채훈이 직접 이탈리아어 가사로 녹음하는 것을 제안했다.
"가이드는 한국어였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탈리아어나 스페인어로 부르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작곡가 님을 설득했어요. 탁월한 선택이라고 작곡가 님도 좋아했죠. 사실 이번 앨범에서 한국어로 된 곡은 2곡 뿐이에요. 조금 우려스럽긴 하지만, 제가 크로스오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시도를 더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라포엠과 지난해 미니 1집에서는 직접 작곡과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크레딧에는 유채훈의 이름이 없다. 유채훈은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질문 같은 앨범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부의 작곡가 분들이 저를 어떻게 해석해서 바라봐주실까, 그런 개념으로 접근했어요. 곡을 쓰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전문가들, 선배 작곡가 분들이 '유채훈'을 어떻게 생각해서 곡을 써주실까, 하는 질문 같은 앨범인거죠."
미니 1집을 발매할 땐 무척 떨렸던 그였지만, 2집 발매를 앞둔 지금은 떨림보다 설렘이 더 가득하다고 유채훈은 밝혔다. 일 년간의 활동이 값진 경험으로 돌아온 덕이다.
"지난 앨범을 발매할 때는 걱정도 되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 그러나 지난 앨범이 경험이 돼서 그런지 이번 앨범은 마음이 편안해요. 어떻게 들어주실지 기대감도 있고요. 다음에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테니까, 빨리 공개해서 들려드리고 싶네요."
유채훈의 미니 2집 '임파스토'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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