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희석해 마시겠다고 밝힌 박영일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를 비판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두 번째 인물이 나타났다"며 “이번엔 국내 모 대학 교수다. 이런 극단성 참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경박스런 짓이다. 전문가란 사람이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일을 웃음거리로 만든다”며 "이런 거 기사 거리도 아니다. 일본이 웃겠다”고 덧붙였다.
박일영 교수는 지난 3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 마시겠다.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6일에도 “방류도 모자라 해저터널로 바닷물 주입한단다. 나는 오염수 방류 절대 반대”라면서 “일본 정부의 오만함과 무도함에 분노한다. 그리고 거기 부화뇌동하는 어리석고 오만한 윤석열 정부에 분노한다”며 목소리 높였다.
그는 “이건 한 번 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최소 수십 년 간 계속된다. 아무도 그 해악을 예견할 수 없다”며 “게다가 일단 방류하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일본에 보관비용 대주라. 내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 후손들 건강, 우리 생태계와 수산업 요식업 등 우리 산업의 문제”라며 “이렇게 처리할 거 같으면 이제 원전도 하지 말라는 여론이 빗발칠 거다. 다 자업자득”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전 의원은 “이건 우리의 건강권과 영해주권에 대한 침범”이라며 “국민들 80% 이상이 반대하는데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라. 정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앞서 지난 3일 포항공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의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이 소모적 논란이, 방사선에 관한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되어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밀리시버트(mSv)”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mSv의 약 1/4”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780테라베크렐(TBq)의 삼중수소가 모두 투입돼 북태평양의 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들어올 때의 삼중수소에 의한 추가 방사능은 0.0000026Bq/ℓ로서 현재 바닷물의 방사선량 값인 약 12Bq/ℓ에 비해 극히 미미한 증가가 있을 뿐”이라며 “희석이 불안정해 1000배쯤 높은 농도의 해류가 온다 해도 0.0026Bq/ℓ일 뿐이다. 이 정도의 선량으로는 물고기나 사람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재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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