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대학생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가 대학 수업에 결석 처리돼 장학금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박 장관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예비군 훈련을 다녀온 것이 출석 인정이 안 돼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헌법·병역법·제대군인지원법·예비군법 다 봐도 법 위반”이라며 해당 대학에 대해 “상은 못 줄망정 오히려 페널티를 준다면 말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또한 “국가보훈부 차원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학생들이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초반을 나라에 바친 영웅들”이라며 “전역 이후에도 국가가 부여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육체적 고통을 감내하며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환기했다. 이어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오히려 그 청년 복학생에게 저라도 장학금을 주고 싶다”며 “누가 연락 좀 해달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이 언급한 사례는 한국외국어대 재학생 A 씨다. 한국외대에 따르면 재학생 A 씨는 이번 학기 글로벌캠퍼스 외국어교육센터에서 2학점짜리 교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수강해 1등 수준의 성적을 냈다. 원래 해당 프로그램 1등 수강생에게는 12만 원의 장학금이 수여되지만 A 씨는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가 결석 처리돼 감점 받았고 장학금도 일부만 받았다. A 씨는 이를 언급하며 담당 교수에게 항의했으나 교수는 “센터 내부 규정상 유고 결석은 인정되지 않으며 예비군법보다 센터 규정이 우선한다”며 성적 정정을 거부했다.
현행 예비군법은 예비군 훈련을 받는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과 관련해 불리한 처우를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조항도 두고 있다. 한국외대는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수업에 대한 성적 정정 조처에 나섰으며 A 씨에게 1등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