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의원직을 사퇴했다. 존슨 전 총리는 ‘파티게이트’ 관련 의회 조사에 ‘마녀사냥’이라 반발하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남겨뒀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 특권위원회는) 이 (조사) 절차를 이용해 나를 의회에서 몰아내기로 작정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위원회는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총리실 등에서 열린 파티와 관련해 규정이 모두 준수됐다고 주장해 의회를 오도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판단되면 위원회는 존슨 전 총리에게 10일 이상의 직무 정지를 권고할 수 있다.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위원회가 보낸 조사 관련 서한을 받고 “당황스럽고 소름 끼쳤다”며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수의 사람들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이 나를 내쫓고 있다”며 “더 넓은 범위의 유권자는 말할 것도 없고 보수당 당원들의 승인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를 향해서는 ‘캥거루 법정’이라고 비꼬며 “위원 대부분, 특히 위원장(노동당)은 증거를 보기도 전에 상당히 편파적인 발언을 했다”고 했다. 캥거루 법정은 특별한 증거 없이 재판하는 것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존슨 전 총리는 리시 수낵 현 총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작년 총리실을 떠날 때만 해도 정부는 여론조사에서 겨우 몇 포인트 뒤처져 있을 뿐이었으나 지금은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존슨 전 총리는 다만 “당분간” 의회를 떠나 있겠다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인 억스브리지와 사우스 루이슬립은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이끌었던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방역 수칙을 어기고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위원회는 12일 회의를 열고 조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또 조만간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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