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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엔데믹에 호황 맞은 여행업계…상담원 스트레스는 빨간불

■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엔데믹에 업무량 폭증한 여행업계 종사자, 스트레스도 극심

과도한 스트레스 쌓이면 '울화'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한의학에서는 약침·한약 등으로 울화병 치료·기혈순환 도와

상담원 등 여행업 종사자들은 최근 급증하는 업무량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여행사에서 해외여행 상품 상담을 전담하는 정씨(32)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휴직을 반복하다 마침내 사무실 출근을 재개했다. 엔데믹 전환을 계기로 여행업계가 회복세로 돌아선 건 다행스럽지만, 업무량과 함께 폭언, 갑질 등 악성 민원이 늘어나 괴롭다. 스트레스가 쌓인 탓일까. 얼마 전부턴 두통과 함께 명치가 답답해지는 증상까지 생겼다. 일시적인 증상이라 여기며 버티던 정씨는 우울감이 지속되며 잠을 이루기 힘든 지경에 이르자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보기로 마음 먹었다. 다방면으로 치료법을 찾아보던 정 씨는 자신의 증상이 ‘울화병’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되며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근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해외여행 상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패키지여행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9300%나 늘었다고 발표한 업체도 있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던 여행업계의 실적 회복은 희소식이다. 다만 여행업 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업무를 지속하려면 업무량에 비례해 늘어나는 스트레스에 대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업무량이 급증하며 쉴 틈 없이 감정을 소모해야 하는 상담원들은 더욱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면 ‘울화(鬱火)’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화(火)란 분함, 억울함 등이 표출되지 못한 채 억압된 감정을 말한다. 축적된 화가 과해지면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열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수록 피로, 무기력함 같은 증상부터 불면, 공황, 우울 등 다양한 문제가 유발된다. 특히 정 씨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을 땐 서둘러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심각한 상황에 빠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백회혈(왼쪽)과 신문혈.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증세에 따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통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증상을 완화함으로써 울화병 치료를 돕는다. 먼저 침 치료를 통해 전신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안히 안정시킨다. 이후 개별 환자에 따라 기혈 순환을 개선해주는 산삼 약침,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인 자하거 약침 등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신경 안정과 불안 완화에 좋은 우황청심원 등의 한약을 처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과 아드레날린을 각각 87%, 75% 억제했고, 뇌 손상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간단한 혈자리 지압법으로도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 혈자리로는 ‘백회혈(百?穴)’과 ‘신문혈(神門穴)’ 지압이 꼽힌다. 백회혈은 정수리 중앙에 있는 혈자리로 ‘100가지 혈이 모인다’는 뜻을 지녔다. 양손으로 마사지하듯 백회혈을 눌러주면 두통 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문혈은 새끼손가락과 손목이 연결되는 부위의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 혈자리다. 이 곳을 엄지를 이용해 세게 지압하면 화가 치밀어 오를 때 기분을 차분히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스트레스로 인한 울화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취미활동, 명상 등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제 때 건강하게 해소하는 것이다. 최근 근무환경과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상담원들의 울화병 위험은 여전히 높다. 만약 상담원과 같이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업무를 맡고 있다면 평소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울화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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