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동행을 약속하고서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11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양 기관은 12일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연·관 공동협약식을 개최한다.
협약식은 도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도-교육-산업-연구기관 간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다.
김동연 도지사와 임태희 도교육감을 비롯해 차석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이윤규 경기대 총장, 유병진 명지대 총장, 박건수 한국공학대 총장과 반도체 기업 관계자 등 총 13개 기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반도체 인력 공급 협력 ▲공공 교육 활성화를 위한 노력 ▲교원의 역량 강화 및 산업체 우수 강사 지원 협조 등이 협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행사를 하루 앞두고 협약의 한 축인 도교육청이 누적된 불만을 터뜨리고 임 교육감의 협약식 불참을 확정하면서 반쪽짜리 행사에 그치게 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지난 2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각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도교육청 측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협의과정에서 이견이 자주 노출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가령 행사 홍보물 시안을 갖고 왔는데 도교육청은 없었다”며 “김동연 도지사만 부각되는 그런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도육청은 이 때까지만 해도 협의과정에서 빚어진 사소한 실수로 간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8일 도가 도교육청과의 사전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배포하자 참았던 불만이 터졌다.
통상 공동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사업 주체 간 협의를 통해 ‘엠바고’(보도유예)를 정한다.
도교육청측은 보도자료 배포 방식과 내용 등을 살펴보고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한 도가 사실상 행사를 독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문제의 보도자료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들러리를 설 수 없다며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교육청은 협약식의 중요성을 감안해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도교육청 수장의 불참을 알리고 불만을 가감 없이 표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임 교육감과 도교육청은 보조 역할에 그치고 있었다. 행사 후 학생들과 하는 토크쇼도 도교육청에서 일일이 섭외한 것이다”며 “예산권을 쥐고 있다고 도가 너무한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갑작스런 사태에 도는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삭제한 뒤 염태영 경제부지사가 임 교육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돌아선 임 교육감의 마음을 되돌리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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