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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속 성장 신화 깨지는 中…수출 시장 다변화 서둘러라


중국 경제의 고(高)성장 신화가 깨질 것이라는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예상보다 더딘 회복에 중국 채권시장에서 5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72억 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올해 1~5월 채권 차환 발행 규모는 1조 28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나 증가했다. 부동산 침체로 재정이 악화된 지방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돌려 막기’에 나선 것이다. 위안화 가치도 달러당 7위안대를 뚫는 등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가 5월에 -4.6%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장기 불황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년 실업률이 4월에 사상 처음 20%를 넘어서며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가 공산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연간 6~8%대의 고속 성장세를 멈추고 2~3%대의 저성장세가 굳어질 것”이라며 부채 증가, 소비 둔화,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싱크탱크는 최근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점을 2039년으로 7년 늦춰 추산했다.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된 인구 변수가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가 2030년대에 미국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경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중국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2018년 26.8%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1분기 19.5%까지 줄었다. 우리 경제가 중국의 저성장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동남아·인도·중동·유럽·북미 등으로의 수출 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감싸고 걸핏하면 경제 보복을 운운하는 중국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중국에 대한 교역·투자 의존도를 낮춰가면서 시장을 다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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