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92·사진)가 아들인 알렉스 소로스(37)를 후계자로 결정했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로스는 250억 달러(약 32조 2875억 원) 규모의 자신의 사업을 알렉스에게 넘기고 있다. 알렉스는 지난해 12월에 이미 소로스가 만든 비영리단체 열린사회재단(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소로스의 정치활동위원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정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로스의 대변인은 소로스의 재산 250억 달러 대부분은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OSF로 넘어갈 예정이며 소로스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는 1억 2500만 달러(약 1614억 원)가 배정될 예정이다. OSF는 매년 15억 달러(약 1조 9377억 원)의 자금을 전 세계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건설을 위해 일하는 단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활동도 벌이고 있다.
소로스의 후계자가 된 알렉스는 소로스가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가운데 첫째다. 뉴욕대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알렉스는 2004∼2006년 OSF에 시간제로 근무했으며 2015년 이사로 임명됐다.
알렉스는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중도 좌파적 성향이라며 아버지가 추구한 진보적 의제들을 낙태와 투표권·성평등 등으로 더욱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스는 아버지인 소로스보다 자신이 더 정치적이라면서 진보 진영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도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2024년 대선에서도 진보 진영 후보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금전적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WSJ는 소로스가 평소 OSF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결정에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헝가리 출신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의 하락을 예견하고 공격적인 베팅으로 당시 10억 달러(약 1조 2910억 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