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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해외 자회사 배당금으로 국내 전기차 공장 짓는다

해외 법인 '자본 리쇼어링' 통해 7.8조 조달

울산·화성·광명 전기차 공장 투자 재원 활용

법인세법 개정 해외 자회사 이중과세 조정

해외서 과세된 배당금 올해부터 95% 공제

리쇼어링 금액만큼 차입 줄어 재무구조도 개선





현대차(005380)그룹이 해외법인의 ‘자본 리쇼어링’으로 7조8000억원을 마련해 국내 전기차 투자 확대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 늘려 국내로 유입되는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자본 리쇼어링은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본사로 들여오는 것을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자본 리쇼어링으로 조달한 자금을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 등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해외법인들은 최근 2년간(2021~2022년) 경영실적 호조로 높은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차가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 달러(2조81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오고, 기아(000270)는 33억 달러(4조4300억원), 현대모비스(012330) 2억 달러(2500억원) 등이다.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은 현대차의 경우 미국법인(HMA),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며 기아는 미국법인(KUS), 오토랜드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있다.

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내 본사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집행된다. 나머지 21%도 올해 안으로 국내로 유입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명 퍼포먼스를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자본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도 있다. 기존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 방식이 변경되면서 해외에서 과세된 배당금은 5% 미만으로 국내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공제된다. 기업 입장에선 세부담 경감과 납세 편의성 제고로 국내로 배당할 수 있는 환경이 용이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법인세 개정에 맞춰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자본 리쇼어링 금액만큼 차입이 줄어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배당금을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화성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 열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전기차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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