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대미(對美) 밀착 기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낳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관련,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꼭 하는 짓이 문재인 정권 때 한국 정부 대하듯이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추궈홍 전 중국대사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번 중국대사는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대국근성만으로 나라를 끌고 가기 어려운 시대가 됐는데, 참 어이없는 중국대사의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또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이던 2017년 4월,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비난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돌려보낸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싱하이밍 대사는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진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은 잘못된 판단”,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당시 회동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공동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싱 대사는 한중관계를 논하면서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지적하거나, 한국의 대중무역 적자 배경으로 좋지 않은 세계 경제 상황과 반도체 경기의 하강 국면 영향 등에 대해 짚으면서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거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합리화하는 것 같다”며, “일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기 집의 하수도로 삼고 있다”고 일본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일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에 대해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를 불러 ‘초치’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해 지난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며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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