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악어가 스스로 임신해 알을 낳은 ‘처녀 생식’ 사례가 첫 확인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미 코스타리카 렙틸라니아 동물원에서 수컷 없이 16년 동안 혼자 사육된 암컷 악어의 우리에서 2018년 1월 17일 14개의 알이 발견됐다.
이를 확인한 동물원은 이른바 ‘처녀 생식’(virgin birth)으로 불리는 단성 생식(parthenogenesis)을 11년간 연구한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 워런 부스 박사에게 연구를 부탁했다. 단성 생식은 암컷이 수정하지 않고 배아를 형성시키는 방식이다.
연구진들이 살펴본 결과 14개의 알 중 7개인 절반이 생존 가능했고, 연구진은 부화를 위해 남은 알들을 인큐베이터에 넣었다. 3개월 후 알은 완전한 형태의 새끼로 발달했지만 부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분석 결과 알 속에서 죽은 새끼는 유전적으로 어미 악어와 99.9% 일치했으며, 어미를 임신 시킨 수컷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스 박사는 “우리는 상어, 새, 뱀, 도마뱀 등에서 이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놀랄 만큼 흔하고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악어류에서는 처음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애완 뱀을 기르면서부터 단성 생식에 대한 보고가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파충류를 사육하는 사람들이 악어를 기르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부스 박사는 “단성생식이 가능한 종이 개체수 감소와 멸종위기에 처하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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