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10개월 만에 깜짝 인하했다.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이 경기 부양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인민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3일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2.00%에서 1.90%로 10bp(1bp=0.01%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단기 정책금리 역할을 하는 역레포 금리가 인하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인민은행은 공개 시장 조작을 통해 시장에 20억 위안(약 35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단기 금리 인하 조치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에서 수출·소비 등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초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 초안을 작성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국이 통화 완화에도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이달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LPR 1년 만기 금리를 연 3.65%, 5년 만기 금리를 연 4.30%로 인하한 후 9개월째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이달 20일 LPR 발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신용평가기관 둥팡진청의 왕칭 연구원은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인하되면 LPR 역시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MLF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덧붙여 LPR을 책정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통화 완화책만으로는 기록적인 부채 수준, 글로벌 수요 둔화 등에 짓눌린 경제 회복을 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지방정부와 부동산 업계의 취약한 재무 건전성 역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추가적 노력을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경기 부양책의 규모와 구성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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