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추위의 대명사 시베리아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CNN은 아직 6월 초에 불과한데도 시베리아의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7.7도)를 넘어서면서 더위와 관련한 기록 수십 건이 줄줄이 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름철 시베리아 기온이 영상 30도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본격적 여름이 시작되지 않은 6월에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밀려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 세계 극한 기온을 추적하는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지난 3일 잘투로보스크의 기온이 37.9도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배보가 39.6도, 바르나울이 38.5도를 기록하는 등 시베리아 곳곳에서 역대 최고의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에레라는 "새로운 폭염 기록이 세워진 것은 50∼70년 만"이라며 "시베리아 지역 사상 최악의 폭염은 정말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에도 40도 안팎의 기온으로 새 기록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시베리아 폭염이 고위도 지역에서 나타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현상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마르 바두르 세계기상기구(WMO) 기후감시정책국장은 "시베리아는 지구상에서 극한 고온의 강도 증가가 가장 빠른 온난화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록적 폭염은 시베리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4월 초 투르크메니스탄은 42도의 기온을 기록했다. 에레라는 "이는 그 위도에서 세워진 세계 최고의 기온기록"이라고 말했다.
폭염은 시베리아 지역의 산불 위험도 키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베리아 지역 서쪽 경계인 우랄산맥을 가로질러 맹렬히 번진 산불로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연구소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 부소장 서맨사 버지스는 "시베리아의 폭염은 인간과 자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신속하게 줄이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해서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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