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AMD가 13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 ‘MI300X’를 공개하며 AI 칩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전략 발표 행사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MI300X’를 올해 말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GPU는 원래 게임 등의 그래픽 작업, 가상자산 채굴 등에 처리 속도를 높이는 일종의 ‘가속기’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챗GPT’ 등 최첨단 생성형 AI 구축에 주로 쓰이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중심에는 GPU가 있고 GPU는 생성 AI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AMD 측은 MI300X에 대해 기존의 LLM과 다른 최첨단 AI 모델을 위해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의 ‘H100’이 120GB 메모리를 탑재한 반면 MI300X는 최대 192GB의 메모리를 탑재해 대형 AI 모델에 장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 CEO는 MI300X에 대해 “엔비디아의 H100보다 메모리 밀도가 2.4배 높고 대역폭은 1.6배 이상 넓다”고 설명했다.
수 CEO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칩 시장 규모가 올해 300억 달러에서 연간 50% 이상 성장해 2027년에는 150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에 대해 “가장 크고 전략적인 장기 성장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LLM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이를 실행하려면 GPU 여러 개가 필요하지만 AMD 칩에서는 많은 GPU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MD는 이날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요소인 칩 구매자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영향으로 이날 AMD 주가는 AI 전략 발표 행사 후 3.6% 하락했다. 안셀 삭 무어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 분석가는 “AMD의 솔루션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AMD의 AI 칩을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데이브 브라운 AWS 부사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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