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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퇴 도미노 민노총, 이념 외투 벗고 노조 본연 역할로 돌아가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의 포스코지회가 세 번째 시도 만에 민주노총 탈퇴에 성공했다. 지회는 “특정 집단을 위한 하부 조직 형태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13일 ‘포스코자주노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꿨다. 포스코지회는 지난해 11월 두 차례 투표에서 65.2%, 69.9%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를 의결했다. 하지만 ‘절차 미비’와 ‘총회 소집권 자격’ 시비 등으로 당장 탈퇴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이 탈퇴를 주도한 집행부를 제명하는 등 집요하게 방해 공작을 폈지만 포스코지회는 결별을 관철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가입과 탈퇴를 방해하는 관행을 ‘노조 부패’로 지목하면서 고용노동부의 자세도 바뀌었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노동자의 권익 개선을 등한시하고 정치·이념 투쟁에 매몰된 거대 강성 노조에 대한 노동자들의 강력한 경고다. “조합비만 받아가고 필요한 도움은 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터뜨리며 민주노총에 등을 돌리는 노조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대산지회는 최근 조합원 80.25%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화섬노조 탈퇴안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GS건설·한국전력기술 노조 등도 민주노총에서 탈퇴했다. ‘MZ세대’ 중심으로 탈정치를 지향하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대안 세력으로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13개 노조, 8000명 안팎의 조직으로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큰 조합인 DX노조도 이달 말 새로고침협의회 가입 투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이탈 도미노 현상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노동자의 권익 보호라는 본래 기능을 망각하고 낡은 이념 편향과 불법 정치 투쟁,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된 거대 노조는 노동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다음 달 3일부터 2주간 정권 퇴진을 내건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이 떠난 빈껍데기 조직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념·정치 투쟁에서 벗어나 근로자 권익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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