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당원 투표 대신 전문가 평가로 청년대변인인 ‘더블루 스피커’를 선발한다. 강성 지지층의 참여로 인해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날 청년대변인 결선에 올라갈 8명을 확정했다. 이들 중 21일 유튜브 공개토론을 거쳐 최종 선발된 2명이 당 대변인과 상근부대변인을 맡게 된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국민·당원 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강성 지지층이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당 내 ‘팬덤 정치’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심사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 문제로 당 내 성토가 쏟아지는 상황 아니냐”며 “표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당원투표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이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예시로는 민주당 청원게시판이 있다. 친명계는 옹호하고, 비명계는 비난하는 내용의 청원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정청래 의원의 행정안전위원장 내정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용민 의원이 진행하는 검사 탄핵 발의안에 힘을 실어주자’는 등의 글이 청원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설훈·이상민·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징계나 출당,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여러 건 게시된 상태다.
결선에서의 심사단은 외부 인사, 지도부 현역 의원, 대변인 등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이들이 평가와 최종 선출을 맡게 된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이미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이 심사위원에 포함됐다”는 비난 여론도 제기됐다. 앞서 양 위원장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를 비판하며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이번 청년대변인 선출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며 흥행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국민의힘의 대변인 선출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의 경우 생중계 토론과 국민 투표를 진행했다. 결승에서는 문자투표 12만 건이 접수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나는 국대다 토론이 방송국에서 진행된 것과 달리 더블루 스피커 토론은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기 때문에 투표 시스템 마련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다만 이 때문에 ‘우리끼리 뽑는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청년대변인 지원율이 저조한 탓에 1차 모집 기간을 보름가량 연장하기도 했다. 당초 서류 접수 기간은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약 120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60:1 수준에 그치자 민주당은 모집 기간을 이달 1일까지 연장했다.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의 최종 경쟁률은 141:1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학생 지원자들의 학사 일정도 고려해 기간을 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접수 기간을 보름가량 늘린 결과 총 270여 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이 약 135:1로 늘어났다.
만 18세 이상부터 45세 이하 국민 누구나 지원하도록 한 이번 청년대변인은 1차 서류·동영상 심사, 2차 현장 논평 작성·면접 심사, 3차 유튜브 생중계 토론을 거쳐 선발된다. 지원자에는 대학생, 변호사, 아나운서, 쇼호스트, 현역 시·구의원, 기초의원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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