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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내외산소’ 위기





내과는 의료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과로 ‘의학의 꽃’으로 불린다. 순환기·호흡기·소화기내과 등 수많은 분과로 나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내과 질환의 종류와 범위는 광범위하다. 그만큼 내과 의사의 수련 과정은 벅차고 힘들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내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저출산에 따른 환자 감소, 수술 등과 관련한 의료 소송 증가 등으로 내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2006년 161%, 2010년 139%에 달했다. 그러나 2014년 109%로 떨어지더니 2015년에는 사상 초유의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내과와 함께 필수 의료로 꼽히는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도 찬밥 신세다. 서울대병원까지 이들 ‘내외산소’ 과목의 전문의를 구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외과 전문의를 무려 11차례에 걸쳐 모집한 끝에 당초 계획 인원보다 1명 많은 47명을 확보했다. 내과도 9차례에 걸쳐 지원자를 받았지만 모집 인원 82명 중 72명만 채용했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역시 지원자가 부족해 5차례씩 모집했다. 반면 선호과인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은 어렵지 않게 전공의를 구했다. 성형외과는 단 한 번 만에 정원을 채웠다고 한다.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분야의 기피 현상은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최근 서울과 경기·대구 등에서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중 구급차에서 사망한 환자가 속출했다. 응급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수술 등을 위한 필수 의사와 병실 부족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월 보고서에서 “급속한 고령화로 2035년에 의사 2만 7232명이 부족하고 이 중 69.4%인 1만 8899명이 필수 의료가 속한 내과·외과계 의사”라고 밝혔다. 의사들은 ‘내외산소’를 꺼리는 이유로 미래 불확실성, 힘든 일에 비해 적은 보상, 의료 소송 불안감 등을 꼽고 있다. 필수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의료 분야다.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 등 필수 의료 의사 수를 확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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