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뇌물수수 혐의 사건 핵심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대해 "진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단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씨 진술의 실체와 허구성을 요약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서 유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종료된 것을 계기로 자청해 입장 발표에 나섰다.
관련기사
정 전 실장 변호인단은 유씨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주요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이 '불법 면담조사'를 통해 진술 변경을 유도한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은 지난해 10월 14∼16일 하루에 6∼9시간씩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는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같은 달 17일자 피의자신문조서를 보면 검사 면담 과정에서 2014년 4∼6월 4000만원을 전달한 방법과 장소 등이 바뀌고 2019년 3000만원을 공여한 사실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며 "검사가 진술을 유도했다고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했다. 당초 유씨가 5000만원을 아파트 계단으로 올라가 줬다고 진술했다가, 검사가 해당 아파트가 계단식이 아닌 복도식이라고 알려주자 공여 장소를 1층 현관 부근으로 바꾼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정 전 실장의 나머지 뇌물 수수 혐의, 대장동 개발사업의 지분 배분 과정 등에 관한 유씨의 진술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바뀌었다며 "진술의 임의성과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미 결론이 났음에도 정권이 바뀐 후 정치적 의도로 재수사해 무리하게 정 전 실장과 이재명 대표를 기소했다"며 "정치적 수사와 기소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