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남성의 입속에서 1~1.5㎝ 크기의 구더기 여러 마리가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 구더기는 목구멍 안쪽까지 들락거리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13일 JTBC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84세 아버지를 돌보던 A씨가 지난달 의식이 없는 부친의 입속에서 꿈틀대는 하얀색 벌레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놀란 A씨는 고무장갑을 끼고 급하게 입속의 구더기를 꺼냈다. 그는 간호사에게도 도움을 요청해 흡입기를 동원했고 아버지의 목구멍 안쪽에 숨은 구더기들까지 모두 4~5마리를 잡아냈다.
다음 날 A씨는 부친과 함께 대학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구더기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또 혈액 검사에서도 염증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증상을 '구강 구더기증'으로 진단했다. 구더기가 기생충 형태로 입 안에서 발견되는 희귀 질병이다.
통상 구더기증은 대체로 파리가 피부의 상처에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다. A씨 아버지의 경우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장기간 입을 벌린 채 지내면서 파리가 입안에 들어가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의식이 없는 아버지가 구더기의 움직임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발견이 늦어졌다고 여겨진다.
매체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사례는 국내에서 확인된 바 있다. 2020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82세 할머니 입속에서 구더기 28마리가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또 2014년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할머니 코 안에서도 구더기 수십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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