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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놓고 대구시·경찰청 이례적 충돌…“해외 토픽감”

경찰 “신고 된 정당한 집회” vs 대구시 “도로 점용허가 받지 않은 집회…경찰이 방조”

홍준표 “대구경찰청장 책임 묻겠다”…대구경찰청 직장협 “시장은 경찰 모욕하지 말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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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놓고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이 축제를 두고 경찰은 신고 된 정당한 집회로 판단한 반면 행정은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로 간주하고 시설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25분께 대구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이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무대설치 차량 진입을 시도하자 대구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30여 분간 길을 막아섰다.

반면 경찰은 공무원들에게 “적법한 집회”라며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무대 설치 차량의 진입을 위한 길을 터줬다.

일부 공무원들이 몸으로 행사 차량을 막아서고 경찰은 공무원들을 밀어내는 대치 상황이 10여 분간 펼쳐졌다.

이 과정에 한 팀장급 공무원이 부상을 주장하며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경찰의 에스코트 덕에 무대 설치 차들이 오전 10시 5분께 축제 개최 장소인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심에 다다르자 축제 주최 측 관계자들은 환호하며 “대구 경찰 이겨라. 대구 경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이례적인 행정·경찰 충돌에 당사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경찰 간부는 “지금 공무원들하고 이렇게 싸워야 하는 상황에 어이가 없다”라며 “우리야 퀴어문화축제 관리를 위해 매년 이곳에 나왔지만, 공무원들은 이렇게 나왔던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대구시 한 간부는 “경찰하고 마찰은 처음”이라며 “해외 토픽감”이라고 했다.

오전 10시 26분께 현장에 도착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충돌까지 오게 한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퀴어문화축제가 불법 도로 점거인데도 경찰이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공무원들을 밀치고 버스 통행권을 제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공도로를 점거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라는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 어디에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찰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검찰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을 잘 아시는 분이 왜 이러시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일 자기기인(自欺欺人)”이라며 “판례를 볼 때 퀴어문화축제가 불법도로 점거, 정당한 행정대집행이란 것은 논리에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축제가 예정된 현장에는 오전 7시부터 경찰 1500여명과 대구시·중구청 소속 행정 공무원 500여명이 배치되면서 긴장 국면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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