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제게 원동력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예요. 오늘 축제에 모든 멤버가 참석하지는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보라해요(사랑해요).”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10주년 페스타 ‘2023 BTS 페스타’가 열린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온통 보랏빛 물결로 가득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방탄소년단 팬 ‘아미’와 일반 시민들이 이날 열린 축제를 즐기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은 탓이다.
이날 하이브 측 집계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여의도를 찾은 인원은 약 40만 명이며 이 중 12만 명은 외국인 방문객으로 추산됐다.
이른 아침부터 축제장소를 찾은 팬들로 여의도 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공원 곳곳에서 돗자리와 텐트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BTS의 노래를 배경음악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팬들은 뜨거운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돗자리를 편 채 BTS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대형 라이브스크린에 집중했다.
축제 현장 곳곳에서 포토 부스, 타투 스티커 체험 부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팬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국으로 입국했다는 킴(30)씨는 “BTS는 내게 기쁨을 준다. 사람들은 나를 판단하곤 하는데 BTS의 노래는 그렇지 않다”며 BTS에 대한 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온 데이나(33)씨는 “BTS 팬이라는 것이 공통점이 돼 연락하지 않던 지인들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며 BTS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메인 이벤트는 리더 RM이 참석하는 팬 이벤트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와 BTS 데뷔 10주년 기념 불꽃쇼였다.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 멤버쉽 서비스 이용자 중 추첨된 3000명이 공연장으로 입장해 BTS 리더 RM의 라이브 쇼를 즐겼다. RM은 팬들에게 “연습생 때도 여의도 한강공원에 오고, 고등학생 때도 불꽃축제 한번 보겠다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이렇게 10주년에 여의도에서 여러분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15주년, 20주년에 무슨 감정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TS의 정국과 뷔도 깜짝 통화로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추첨에 실패한 팬들은 설치된 대형 라이브 스크린을 통해 공연을 관람했지만 그 열기만큼은 공연장 내부와 다르지 않았다. 팬들은 BTS의 히트곡에 맞춰 손을 들고 리듬을 타며 이른바 ‘떼창’을 하기도 했다.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다른 대형 스크린 앞에서도 많은 팬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영상 속 BTS의 모습을 즐겼다.
BTS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고 밝힌 20대 이 씨와 김 씨는 “오늘 아미 라운지 당첨이 안 돼서 불꽃놀이를 보려고 돗자리를 펴고 기다리고 있다”며 “BTS는 내게 원동력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8시 30분부터는 BTS 데뷔 10주년 기념 불꽃쇼가 열려 여의도의 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저녁 시간이 되자 가족 단위로 한강공원을 찾은 사람들도 다수 보였다. 인파가 많아지면서 현장 통제를 위해 모인 안전요원들은 “멈추지 말고 쭉 걸어달라”, “앞만 보고 걸어달라. 걷기가 어렵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를 이어나갔다.
앞서 경찰 추산 30만 명이 몰릴 것이라는 예측으로 현장은 안전 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경찰과 주최 측은 2000여 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해 현장 인파 관리에 나섰다. 불꽃놀이가 마무리되는 오후 9시께부터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혼잡도에 따라 공원 인근 여의나루역 무정차 통과하거나 출입구를 이미 폐쇄 조치할 계획이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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