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가 오는 27일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태어나 북미와 유럽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하델리히는 동세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힌다. 아버지의 권유로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된 그는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연주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과 런던 필하모닉 등 유럽 정상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에 오르고 2018년에는 뮤지컬 아메리카 ‘올해의 기악 연주자’로 선정됐다.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1999년 가족 농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3도 화상을 입고 앞으로의 바이올린 연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선고를 받은 것. 그러나 그는 재활을 거듭한 끝에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세계 무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어려움을 극복한 그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 최근 서울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하델리히는 “음악가로서 제 목표는 음악이 갖고 있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최대한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음악은 말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제 인생을 음악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델리히는 1805년에 설립돼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루체른 심포니와 2017년에 이어 다시금 협연하는 데 대해서도 “다시 만나 연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2021년 상임 지휘자로 임명된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이 루체른 심포니를 이끌며 프란츠 슈레커의 인터메초와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하델리히와의 협연으로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하델리히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이 “부드럽고 아름답고 순수하다”면서 “제가 8살 때부터 연주한 작품이다. 저를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사람으로 이끈 작품이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가 반주 그 이상의 위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바이올린 레퍼토리에서 약간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이 작품에서는 독주 바이올린은 악보에서 단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고 주제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많은 순간을 동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때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그때마다 얼마나 완벽하고, 얼마나 단순하며 친밀하고 또 인간적인지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아마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진실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그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한 어떠한 찰나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하델리히는 한국을 찾는 데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 뉴욕으로 이사 온 후 코리아타운에 자주 갔다.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가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서 “한국 여행에서도 그런 면이 기대된다. 서울 이외의 다른 지역에도 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