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반등한 것과 달리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도는 모습이다. 5월 빌라 거래는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으며 오피스텔은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전세 사기,역전세 우려로 매매 수요가 적은 데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혜택도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매매 거래는 1978건으로 4000건 가까이 기록했던 지난해 동 기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아파트와는 대조적이다. 2021년·2022년 서울 빌라 거래는 각각 5만 8066건, 3만 66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4만 1989건, 1만 1965건)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올해(1~5월)는 8133건으로 아파트(1만 3064건)보다 현저하게 적다.
오피스텔 거래 역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5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는 591건으로 지난해 5월 1900건의 31.1%에 불과하다. 여기에 올해 2월(920건) 이후 3월(673건), 4월(608건) 등 매달 오히려 거래 건수가 줄고 있다.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며 매매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3% 하락했다. 오피스텔 역시 전월보다 0.13% 떨어지며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 전환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차이는 근본적으로 아파트가 자산으로서 안전성이 높은 데다 비아파트의 경우는 최근 보증금 반환 우려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의 회복은 자산의 우선순위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빌라와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전세 사기, 역전세 문제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우려도 이들 주택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만큼 매매 거래가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심지어 올해부터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오피스텔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요가 자연스럽게 아파트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전국에서 계약이 만료되는 전세 보증금 총액은 연립·다세대는 33조 4200억 원, 오피스텔은 17조 5600억 원에 육박한다. 직방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비아파트에 집중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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