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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은 좀…” 기업들 발 빼자 취업 어려워진 韓·中 청년들 어쩌나

지난 4월 11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많은 구직자들이 몰렸다. AFP 연합뉴스




국내에서도 19~23학번을 포괄하는 이른바 ‘코로나 학번’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현상은 이웃 중국에서 더욱 뚜렷하다. 올해 중국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1158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들이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원격수업만 받고 프로젝트 경험이 미미한 이른바 ‘코로나 학번’ 사원 채용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프로젝트나 인턴십 경험이 없는 지원자 채용에 주저하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의 채용 담당자 미리암 위커츠하임은 최근 자신이 만난 '코로나 학번' 학생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들은 원격으로만 배웠기 때문에 사교활동이 적고, 타인과 대면해 팀워크와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다"며 "상당수 고용주는 다음 졸업생을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0.8%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4%p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중국의 월간 청년실업률은 작년 5월(18.4%)에서 9월(19.9%), 올해 4월(20.4%) 등을 포함해 1년간 네 차례나 최고치를 새로 썼다.

게다가 힘들게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이들은 회사가 어려움에 부딪힐 때 해고 1순위가 된다고 한다. 항저우에서 건설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 인턴십에 합격한 모하오난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해고됐다. 그는 "회사가 나를 일회용 노동력으로 취급했다"며 "프로젝트가 끝나고 고객이 줄어드니 별다른 보상 없이 곧장 해고했다"고 분노를 토로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서비스 수요의 감소까지 겹쳐 기업들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여력마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에 재직 중인 인사담당자들은 코로나 학번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경제가 이달 2월 HR테크 기업 인크루트에 의뢰해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442명에게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3.8%는 "코로나 학번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코로나 학번의 부족한 부분으로는 사회성이나 적응력이 꼽혔다. 경쟁력 부족을 염려한 응답자의 65.6%(복수응답)는 '조직 내 융화와 적응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업무 협업(팀워크) 우려'가 있다고 답한 비율도 52.7%에 달했다.

코로나 학번이 다른 세대보다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 지식 부족'을 걱정한 응답자가 33.2%나 됐다. 코로나19에 따른 '학점 인플레이션'과도 관계가 있다. 대학이 대면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상당수가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인사담당자 중 90.3%는 "학점 인플레로 대학 성적의 변별력이 사라졌다"고 답변했다.

코로나 학번은 대면 수업이 비대면(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걱정의 시선을 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되고 '팀플(협업과제)'이나 대외 활동 경험이 줄어든 세대인 만큼 조직 융화에 대해 염려하는 인사담당자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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