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종묘 신실에 봉안돼 전승된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御寶·御冊·敎命)’을 비롯해 ‘근묵(槿墨)’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順天 桐華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등 서첩 및 조선시대 불화·불상 총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보물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이후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왕조의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다. 어보·어책·교명은 해당 인물 생전에는 궁궐에 보관했고 사후에는 신주와 함께 종묘에 모셔져 관리됐다.
‘근묵’은 근대의 저명한 서예가이자 서화 감식가였던 오세창이 1943년 80세의 나이에 엮은 서첩으로 가문의 8대에 걸친 수집품의 토대 위에 오세창의 감식안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정몽주에서 이도영에 이르기까지 600여 년에 걸친 1136명의 필적 등 국내 최대 분량이 수록돼 있다. 첩장본(帖裝本)의 서첩 34책과 선장본(線裝本)의 목록 1책으로 구성돼 있다.
‘아미타여래구존도’는 1565년(명종 20년)이라는 제작 연대가 정확한 조선 전기 불화로 화기에 조성 연대와 화제·시주질 등이 기록돼 있다. 조선 전기에 그려진 아미타여래구존도는 6점이 현존하는데 국내에 있는 작품 중 유일하게 제작 연도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채색 불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수조각승 계찬을 비롯해 인계·영언 등 7명의 조각승들이 1657년 완성해 동화사 대웅전에 봉안한 삼불상이다. 세 불상의 복장에서 각각 발견된 조성 발원문을 통해 조성 연대, 제작자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불상 제작에 필요한 상세한 시주물목이 기록돼 있어 조각승 간의 협업과 분업, 불상 제작에 필요한 물목과 공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 행정의 자세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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