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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대만산 번여지





2021년 9월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번여지와 롄우 등 대만산 열대 과일에 대해 일방적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당국은 통관 과정에서 유해 생물이 나왔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밀착해온 집권 민진당의 차이잉원 정권을 겨냥한 보복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만 외교 당국은 “중국이 군사적 위협에 이어 무역 무기화에 나섰다”고 주장하면서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하는 적대적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번여지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풍부해 ‘슈가 애플’로 불리는 대만의 대표 과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석가모니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로 ‘석가’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산 과일은 중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단골 금수 품목으로 거론된다. 번여지의 경우 한 해 대만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95% 정도가 중국으로 팔려나갔다. 롄우도 중국 수출 비중이 97%에 달했다. 파인애플은 수출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보복에 맞서 ‘애국 소비’ 운동과 수입선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일본의 저온 유통 업체들과 제휴해 신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의 지난해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량은 1만 7448톤으로 2020년의 8배에 달하고 있다. 대만 농업계에서는 “중국을 통해 쉽게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수출 시장 다각화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당국이 20일 대만산 번여지 수입을 21개월 만에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은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과 국민당 소속 라오칭링 타이둥현장 등 대만 야당 인사들과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푸젠성에서 열린 해협포럼에 대만 야당 인사들과 기업인 등 5000여 명을 초청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우리 정치권도 중국의 갈라치기 전술에 말려들지 말고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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