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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에 계산기 두드리고 선별수주 나서는 건설사… "압구정, 한남 수주에 집중"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몸 사리기’

현대건설 -77.3%·DL이앤씨 -61.9% 등 수주액 급감

자재비·인건비·자금조달 부담 커지며 조합-시공사 갈등

입찰 유찰되거나 단독입찰 후 수의계약 형태 늘어

"7월 시공사 선정시기 앞당겨지는 것 고려해 선별 수주"





최근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늘어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수익성 높은 사업장만 선별 수주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한때 시공권 확보를 위해 건설사 간 과열 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판도가 뒤바뀐 모양새다. 특히 올해 7월부터는 조합설립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사들은 압구정·한남·개포 등 상징적인 입지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웬만한 정비사업은 거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지난해 동 기간 대비 급감했다. 지난해 상반기 총 6조 9544억 원(10건)의 수주액을 올렸던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1조 5804억 원(4건)을 수주하며 수주액이 77.3% 감소했다. DL이앤씨도 지난해 1조 2500억 원(4건)을 수주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2건만 수주하며 61.9% 줄어든 4762억 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의 수주 규모도 3조 2197억 원(8건)에서 1조 1156억 원(3건)으로 65.3%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10대 건설사의 도시 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4조 5242억 원으로 지난해 동 기간(6조 7036억 원) 대비 32.51% 감소했다.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통해 낮은 공사비로 계약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수주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공사 선정 입찰에 시공사가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 형태로 선정되거나 아예 한 군데도 입찰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사비 인상 갈등으로 시공사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뒀던 경기 성남 산성 재개발 조합은 이달 20일까지 시공사 선정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현장 설명회에 GS건설과 대우건설·SK에코플랜트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돼 처음부터 수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하반기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는 노량진1구역과 같은 대규모 알짜 사업지 역시 대형사들이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DL이앤씨는 알짜 입지로 꼽히는 경기도 과천10단지(632가구) 시공 수주전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비 협상이 안 되면 입찰 경쟁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올 들어 수의계약을 맺은 청량리8구역을 제외하고는 추가 수주보다는 분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형사들은 초우량 입지의 상징적인 단지를 선별해 수주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올 7월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개정 조례안’이 시행되면 시공사 선정 시기가 현행 사업시행 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크게 당겨진다. 한남5구역, 압구정 현대, 개포 주공 5·6·7단지, 목동 등이 향후 시공사 선정에 나설 주요 단지들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약 150곳의 사업장에서 5만 가구 규모의 정비사업 발주 물량이 나오는데 상징성 있는 곳의 시공 수주를 하기 위해 소규모 사업은 거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타사 대비 높지 않았던 곳은 기저 효과로 실적이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물산은 수주 실적이 8172억 원(2건)에서 올해 1조 1463억 원(2건)으로 40.2% 늘었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올해 2조 3144억 원(8건)의 수주액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인 1조 5558억 원(5건)보다 48.6%가량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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