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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가 자신의 강점인 장르물 '악귀'로 돌아온다. 15세 관람가 안에서 최고 수위를 구현했다는 '악귀'가 여름 안방극장에 공포에 빠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SBS홀에서는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연출 이정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정림 감독,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한국 민속학에 기반한 오컬트와 연이어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한 서사가 결합된 작품이다. 드라마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시리즈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VIP'에서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선보인 이정림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이 감독은 마니아틱한 오컬트 작품을 대중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 연출에 중점을 뒀다. 그는 "작가님 뵙기 전부터 부담이었던 건 오컬트라는 장르였다. 그 장르에 매몰돼서 낯선 그림을 찍으려고 무리하지 않았다. 봤을 때 익숙하지만 낯선, 기묘한 그림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장르적 차별점에 대해서는 "서양의 오컬트와 다른 점은 엑소시즘이 안 나온다는 거다.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믿고 기억했던 민속학, 토속 신앙, 설화들이 나온다"며 "촬영 준비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분들도 민속학과 교수님, 문화재청이다. 이런 부분이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오컬트 물은 수위가 높은 장르다. 이 감독은 "15세 관람가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려고 노력했다. 찍다 보니 무서움에 익숙해져서, 때로는 자극적으로 연출하려고 한 면이 있다"며 "무섭긴 하지만, 재미도 있다. 무서운 게 하나 나오면 조금 지나서 깨알 같은 유머가 숨어 있다"고 했다.
오컬트뿐 아니라 청춘에 대한 키워드도 작품에 녹아 있다. 이 감독은 "'악귀'라는 제목만 듣고 작가님과 미팅했다. 작가님이 진솔하게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고, 지금 어른으로서 청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작가님은 어른으로서 이끌어 가는 작품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춘에 작가님이 자신 있는 장르물을 접목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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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영은 악귀에 씌어 두 얼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김태리는 두 얼굴을 보여줘야 되는 게 어려운 지점이었다고 꼽았다. 그는 "해결책은 각각의 인물을 연기할 때마다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구산영의 입장에서 악귀가 이해되지 않고, 악귀는 구산영이 이해되지 않는다. 각 인물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을 하다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면적으로는 '산영이의 원래 모습은 어떤 인물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며 "악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감하기 쉬운 한의 정서를 가져왔다. 무엇에 분노하고 억울한지, 매 신마다 수치를 정해서 집중했다"고 말했다.
오정세는 재력가 집안 출신의 민속학 교수 염해상으로 분한다. 그는 "위트도 없고, 사회성도 떨어진 캐릭터로 매력이 없다. 이 드라마가 끝날 쯤에는 매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소개했다.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 이홍새를 연기한 홍경은 사건을 꿰뚫어 볼 듯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미스터리 사건들의 단서를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선다. 그는 "20대나 사회 초년생들이 사회에 나오면 기존에 있던 방식과 부딪힐 때가 있다. 때로는 그런 부딪힘 때문에 내가 틀리게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홍새는 그런 부분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다. 그런 게 좋았고, 나랑 비슷한 면모도 있었다"고 했다.
SBS 금토극은 최근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까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감독과 배우들은 '악귀' 시청률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 감독 "스태프들끼리 시청률 내기를 했다. 상품은 핸드폰"이라며 "나는 1, 2회를 합쳐서 20%대를 예상했다"고 자신했다. 김태리는 "나도 합쳐서 20%로 하겠다"고 말했고, 오정세와 홍경은 "합쳐서 30%"라고 내다봤다.
'악귀'는 이날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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