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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푸른컵'으로 커피 할인받는 법[지구용]

제주 공항·카페서 다회용컵 대여·반납, 음료 할인

제주도 관광객 연간 6300만개 일회용컵 사용

'타이벡' 자원순환도 추진…"자원순환 끝판왕 될 것"

오늘 사진은 모두 푸른컵 제공.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를 여행할 때 공항에서 텀블러를 빌려 쓸 수 있는 '푸른컵' 서비스를 아십니까? 작년에 지구용 레터에서 제주도 서쪽의 친환경 핫플들(다시 보기)을 소개하면서 슬쩍 언급하고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푸른컵 대표님과 연이 닿아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에너지 넘치는 한정희 대표님의 이야기 듣고 힘 나눠받으시길 바랍니다.

푸른컵 가져가면 카페 할인


푸른컵 소개부터 해보겠습니다. 푸른컵은 제주도 내에서 다회용컵을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공항 또는 제주도 40여곳의 카페에서 다회용컵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고, 푸른컵을 가져가면 음료를 할인해주는 카페는 제주도에 이제 100곳이 넘습니다. 푸른컵이 환경부 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제주도 관광객들이 쓰는 일회용 컵은 매년 최소 6300만개. 이 숫자를 줄이기 위해 푸른컵, 그리고 빛나는 의지의 여행자들이 함께 노력 중인 셈입니다.

인터뷰 내내 큰 웃음 주셨던 한 대표님. "에코삐야를 꿈꾸는 제주의 도우너"라며 이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대표님은 원래 환경단체에 몸담고 계셨습니다. 아무래도 제도적인 변화와 개개인의 실천을 이끌어내눈 일들을 많이 하셨는데, 일하다 보니 "정책도 개개인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그 사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정책에 맞춰 개인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필요하겠다 싶으셨던 것이겠죠. 그렇지만 대기업들은 시장성 없는 일에 손대지 않고, 결국 작은 기업들이 해야 한단 결론.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컵을 쓰도록 돕는 '푸른컵'을 창업하신 배경입니다.

한 대표님은 2021년 6월에 푸른컵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 제주도 카페들을 돌면서 서비스 참여를 직접 설득했다고 합니다. 마침 "매일같이 쓰는 일회용컵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카페 사장님들이 호응을 해 주셨다"는 대표님의 설명. 그렇게 론칭 당시 20여곳이었던 참여 카페가 이제 100곳을 넘어선 겁니다.

제주도에서 푸른컵을 사용하는 개인 여행자 수는 월 400명 정도. 컵 보증금을 내고 빌려 쓰다가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보니 반납률도 97~98%에 달한다고. 혹시나 깜빡하고 들고 가는 분들도 종종 계시는데, 푸른컵의 취지를 워낙 잘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수고롭게 택배로 다시 부쳐주시기도 합니다. 한 대표님은 "제주도에 다시 가면 또 쓰겠다, 푸른컵에 감사하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다회용컵 다음은 무제한 자원순환


일반 여행자 수요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숱한 행사(2019년 기준 1.9만여건, 참가자 수 156만명) 수요도 공략했습니다. 제주도 무슨무슨 컨벤션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세미나 같은 데 가면 일단 삼다수 페트병 나눠주고 시작하는데요. 역시 한 대표님이 직접 찾아가서 영업(!)을 하신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행사용 리유저블 컵은 월 1500개 정도가 쓰인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푸른컵의 활약을 기리며 수여한 표창패. 한 대표님은 "돈은 못 벌었으나 명예는 얻었다"며 또 한번 웃음을 주셨습니다.


텀블러의 수명은 얼마나 되냐고요? 한 대표님도 고심하며 찾아보셨는데 2년이란 연구 결과도 있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단 결과도 있어서 결국 "푸른컵이 실험대가 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푸른컵에 뜨거운 물, 차가운 물을 붓고 시간별로 온도를 재 가면서 성능을 검사한다고 합니다. 물론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보면서 관리합니다. 이런 성능 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한, 혹은 파손되거나 얼룩이 심한 텀블러들은 버리기 아까워서 대표님 집에 잘 모셔뒀는데 차가운 맥주를 마시면 최고라는 말씀.

대표님은 "다회용컵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다른 자원들을 재활용할 방법도 찾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대표적인 게 타이벡. '타이벡 감귤' 많이 들어보셨죠? 에디터는 그게 품종 이름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감귤밭에 펼쳐두는 폴리에틸렌 섬유였습니다. 흰색 타이벡을 깔아두면 햇빛이 반사돼서 과일들이 더 많은 햇빛을 받고, 물이 토양으로 스며드는 걸 막으니까 땅에 양분이 저장돼서 과일 당도가 높아지는 겁니다. 근데 타이벡은 1, 2년 쓰다 버리니까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왼쪽이 감귤농가에서 쓰는 타이벡(사진=연합뉴스). 오른쪽은 한 대표님이 제주도 감귤농가에서 쓰고 버린 타이벡을 모아 만드신 배너. 사진의 주인공인 '최정의팔'님 희수(77번째 생일)를 맞아 축하 현수막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용사님들도 뒤늦지만 함께 축하해주세요!


한 대표님은 타이벡 새활용하되 한 번의 새활용으로 그치는 게 아닌, "한 번 쓰고 다시 수거해서 또 쓰는 자원순환의 끝판왕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푸른컵 쓰는 법 남겨둡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꼭 알려주세요! 여기를 클릭하면 푸른컵 대여·반납·이용 정보가 담긴 지도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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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돼 있습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제로웨이스트·동물권·플라스틱프리·비건·기후변화 등 다양한 소식을 e메일로 전해드릴게요.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는→https://url.kr/use4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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