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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대만 대선 지각변동





대만의 제2 야당인 민중당의 대선(총통 선거) 후보인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이 지난달 31일 진먼다오를 찾아 중국 푸젠성을 마주 보고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섬에 와보니 중국 샤먼과 진짜 가깝다는 사실을 느꼈다”면서 샤먼과 이 섬을 연결하는 ‘진샤대교’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보름 뒤인 이달 14∼16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커 후보는 10%포인트의 격차로 선두를 달리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를 제치고 1위로 도약했다. 내년 1월에 치러질 대만의 대선 판에 지각변동이 생긴 것이다.

대만의 제1 야당인 국민당은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커 후보에 10%포인트나 뒤처지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허우유이 후보에게 졌던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로 총통 후보를 교체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심지어 대만의 정권 교체를 바라는 중국이 국민당 후보에 대한 기대를 접고 차선책으로 커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커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중 관계의 영향을 다루면서 균형을 취해야 한다”며 “대만 정부가 ‘유연하고 민첩한’ 상태로 남아 있다면 대만은 미중 상호작용의 파장 사이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대선 레이스에서 3등으로 출발한 커 후보가 1위로 약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강경 반중(反中) 색채의 민진당과 친중(親中) 성향인 국민당의 틈새를 노린 그의 공략은 치밀하고 집요했다. 외과 의사 출신인 커 후보는 2014년 민진당의 도움으로 타이베이 시장에 오르고도 “민진당은 옛 친구, 국민당은 새 친구”라며 제3의 길을 고수했다. 정치 입문 때 국민당 성향을 보이다가 민진당으로 기울기도 했지만 그는 일관되게 ‘중도’에 깃발을 꽂고 있었다. 좌파 민진당과 우파 국민당이 반중·친중을 놓고 격렬히 다투는 대만보다도 이념 대결이 더 극단적인 한국에서 내년 4월 총선 판세가 어떨지 궁금하다. 제3 정당 돌풍이 발생할 여건은 충분하지만 커원저 같은 인물이 떠오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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