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해서 입시 전문가?…모두 용비어천가만 불러”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하며 사교육 카르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유승민(사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주호 교육부총리 사퇴를 주장했다.
26일 유 전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해도 아무도 찍 소리를 못 하고 용비어천가를 부른다"며 "(여당) 정책위의장이라는 분이 '조국 수사를 해봐서 대통령이 입시 전문가다' 이러고, 교육부 장관이 '나도 전문가이지만 대통령한테 진짜 많이 배운다'고 한다. 제가 빵 터졌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아니, 제가 정치권에 와서 수많은 아첨과 아부를 봐도 이게 진짜 좀 신박하다"며 "대통령 보고 '수사 많이 해봤으니까 입시 전문가다', 천재적인 아부"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렇게 하면 공천받는 데 유리하고 장관직을 연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못 말리고 대통령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뒤늦게 대통령한테 그렇게 많이 배웠다고 아부하는 교육부 장관, 좀 그만두셨으면 좋겠다"고 공박했다.
윤 대통령의 ‘킬러 문항’ 발언 자체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도대체 대통령이 이야기한 수능 킬러 문항이라는 것, 진짜 킬러 문항 없어지면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나?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느냐"라며 "사교육이라는 게 얼마나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수능에서 어려운 문제 몇 개 없애면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얼마나 단세포적인 발상이냐"고 질타했다.
그는 "제대로 된 교육개혁을 하려면 얼마나 중요한 일들이 많느냐"며 "대학 입시제도를 어떻게 하고, 그러면 초중고 공교육 학교 교육은 어떻게 살리고, (등등) 진짜 할 일이 많은데 그 중에 수능, 그 중에도 국어, 비문학의 킬러 문항, 이렇게 대통령이 콕 집어서 이야기하니까, 교육 현장에 불안과 혼란, 대난리가 났다"고 짚었다.
또 "지금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대통령이 갑자기 툭 꺼낸 즉흥적인 이야기"라며 "툭 던진 그 한 마디로 지금 교육평가원장 날아가고 국장 날아가고 지금 난리가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만5세 취학, 주69시간 노동 때는 혼란이 있으니까 대통령이 철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철회 안 할 것 같고 그냥 막 밀어붙일 것 같다"며 "정부·여당·대통령실 온갖 사람들이 다 대통령이 잘못 한 마디한 거를 합리화하려고 거기에다 갖다 붙이느라고 이게 사태가 점점 꼬이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학원 강사 보수가 문제? 검사 전관·운동선수·배우·개그맨은 어떤가”
‘법조 카르텔’을 언급하며 사교육 카르텔 논란에 직격탄을 날렸다. 유 전 의원은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라고 하는데 제가 정치하기 전에 공정거래법 전문가였다. 카르텔이란 것은 공정거래법에 나오는 것인데 가격이든 거래 조건이든 담합을 하면 그것 자체가 중대한 위법이고 징역 3년 이하, 벌금 2억 원 이하, 그 다음에 매출의 20%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엄청난 범죄"라며 "요즘 대통령께서 누구를 적으로 규정할 때 하는 걸 보면 '시민단체 이권 카르텔', '노조가 이권 카르텔' 이러다가 지금은 교육당국하고 학원을 이권 카르텔이라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니까 국민의힘에서 정책위의장이다, 사무총장이다 이런 사람들이 나서서 무슨 초과 이익이 범죄다, 사회악이다 이러는데 뭐가 초과 이익이냐? 축구선수, 야구선수, 탤런트·배우, 가수, 개그맨 이런 분들이 자기 노동으로 수십 수백억 돈을 버는 게 자본주의 시장 경제"라며 "그분들이 근로를 해서, 노동을 해서 번 돈은 불로소득도 아니고 자본소득도 아니다"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유 전 의원은 "도대체 초과 이익이라고 이야기할 것 같으면 무엇이 적정한 이익이냐"며 "그러면 판검사 하다가 나와서 변호사 하는 사람들이 사건 하나에 수십 수백억 수임료 받을 때 그거는 왜 이야기를 안 하느냐. 진짜 카르텔을 이야기하려면 '대장동 50억 클럽'이나 이런 게 카르텔이다. 법조 카르텔이 얼마나 유명한 카르텔이냐"고 날을 세웠다.
또 "부자를 때려잡고 적으로 만들어서 부자가 아닌 다수 국민들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선동은 본래 좌파, 진보에서 하던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학원 강사에 대해 국민의힘 보수 정당에서 무슨 '초과 이익이 범죄다', '이권 카르텔이다' 이런 말을 만들어 가면서 공격을 하고 있는 게 제가 보기에는 정상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니까 싸움의 전선이 자꾸 넓어져서 수능은 불과 5개월 남았는데 전반적인 교육개혁의 그림은 하나도 없이 수능의 비문학 지문에 킬러 문항이라는 걸 쏙 끄집어내서 지금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1차 책임이 있고, 그걸 못 말리는 장관, 대통령실 사람들이 또 책임이 있다. '약자인 학생들을 갖고 장난친다'고 하는데, 지금 장난치는 사람이 대통령과 이 정부·여당"이라고 고언을 쏟아냈다.
“사교육비 증가 막으려면 자사고·외고 없애라”
유 전 의원은 사교육 문제 해법의 해법으로 자사고·외고 폐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에 공교육 대책 발표를 했는데 오히려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공교육 대책을 발표하더라. 예컨대,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 계속 존치한다는 거 아니냐. 아마 이 정권에서 더 확대될 것"이라며 "그러면 초등학교, 중학교 사교육은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사고·외교) 폐지를 주장한다"며 "수많은 대다수 학생들이 일반고에 가는데 우리나라 공교육이 무너진 거는 일반고 교육이 무너진 것이다. 일반고가 제대로 교육을 못 시키니까, 불안하고 혼란스러우니까 학원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 당국을 향해서도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그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수습하고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학부모들이나 학생이 겪는 불안과 혼란이 없어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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