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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퓰리즘 ’망국’과 시장경제 ‘회생’이 총선 승패 가른 그리스


25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 우파인 신민주주의당이 압승을 거뒀다. 신민당은 지난달 21일 1차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300석 중 158석을 차지해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단독 재집권에 성공했다. 시리자는 최저임금 14% 인상과 연금 수령액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선심 공약을 쏟아냈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리스 유권자들이 시리자의 사탕발림 공약에 흔들리지 않고 집권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포퓰리즘이 초래한 뼈아픈 몰락의 경험 때문이다. 1970년대까지 성장률에서 세계 선두권을 달리던 그리스 경제는 1980년 “국민이 원하면 뭐든지 다 준다”며 인기 영합 공약을 제시한 포퓰리스트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집권 이후 급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을 한 해 45% 이상 끌어올리고 공짜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나랏돈을 퍼주기 바빴던 그의 11년 집권을 거치면서 그리스는 재정이 파탄 나고 급기야 국가 부도 사태로 내몰렸다. 재정 위기가 발발한 2010년부터 10년간 그리스는 매년 평균 -2.1%씩 역성장하며 ‘유럽의 병자’로 전락했다.

오랜 침체의 늪에 빠졌던 그리스는 2019년 경제 부흥의 기치를 내건 미초타키스 총리의 집권 이후 회생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재정 긴축과 감세, 연금 개편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친시장 개혁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경제는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도 졸업했다. 각성한 그리스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더 이상 공짜 복지에 속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복지의 선순환을 선택한 셈이다.



‘망국병’인 포퓰리즘에 젖어 혹독한 고난의 세월을 보냈던 그리스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눈앞의 선거 승리만을 노린 정치인들의 선심 공약에 유권자들이 현혹되는 순간 나라 경제는 위기의 늪에 빠지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우리가 그리스와 같은 망국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심 경쟁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무분별한 포퓰리즘을 뿌리 뽑고 친시장적 구조 개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점화하려면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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