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대입담당 국장 경질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사임 등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논란의 발단이 된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국어는 쉽고 수학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7일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에게 부여되는 점수)을 보면 국어 영역은 136점, 수학 151점으로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보다 각각 2점, 6점씩 상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으로 놓고 보면 국어는 6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최근 8년새 가장 쉽게 출제됐고 수학은 최근 8년새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난이도가 높을수록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상승한다.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15점으로 지난해 수능 11점보다 더 벌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과목 간 점수 차가 크게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수학에서 이과생이 표준점수 획득에 더 유리한 구도에서 이과생이 인문 계열 대학으로 대거 교차지원하는 ‘문과 침공’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교육부 대입 국장 경질과 평가원장 사임 등을 불러일으킨 ‘사교육 카르텔 논란'의 발단이 된 시험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부터 ‘킬러 문항’ 배제 지시를 내렸지만 이후 처음 치러진 평가원 수능 모의평가에서 킬러 문항이 또 다시 출제됐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가 전날 공개한 킬러 문항 사례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에서는 2개 문항, 수학 3개 문항, 영어 2개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출제됐다.
다만 최상위권을 변별해내는 킬러 문항 출제에도 만점자는 오히려 늘었다. 교육부가 킬러 문항이라고 지목했던 문항들이 수험생들에게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 만점자를 나타내는 표준점수 최고점 동점자는 59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149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371명이 만점을 받았다.
교육부는 전날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 '몸과 의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다룬 지문을 읽고 추론하는 14번,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를 읽고 푸는 33번을 킬러 문항으로 선정했다.
어렵게 출제된 수학 만점자 역시 작년 6월 모의평가 13명에서 올해 648명으로 늘었다. 다만 작년 수능(934명)과 비교해서는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교육부는 전날 수학에서는 공통과목의 21번과 22번, 선택과목 '미적분' 30번 등 세 문제를 킬러 문항으로 지목했다.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영어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비율은 7.62%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7.83%)과 비슷했고 작년 6월 모평(5.5%)보다는 많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채점 결과로만 보자면 국어는 킬러 문항 출제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수학은 1등급컷과 2등급컷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고 최고점은 높아진 것으로 볼 때 수학에서는 일부분 킬러 문항이 출제돼 변별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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