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 양자기술 역량을 집중해 창의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구자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양자 분야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기술 발전과 가치 창출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자기술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과학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효과적인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신뢰성과 안정성이 보장된 양자컴퓨팅 시스템과 양자통신 센서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자기술과 관련된 윤리 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파리에서 디지털 윤리 규범을 만들기 위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며 “조금 이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AI)과 마찬가지로 양자기술 역시 이 분야에 적용될 윤리 규범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 박사, 처음으로 양자암호화 시스템을 구축한 찰스 베넷 박사,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 등 석학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양자 분야를 대표하는 석학 7명을 비롯해 양자기술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등 40여 명이 참석해 양자기술의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대담을 마친 윤 대통령은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퀀텀 코리아 2023’ 행사장에 전시돼 있는 양자컴퓨터 모형과 양자센서를 활용한 뇌 전기신호 측정 장비 등을 관람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를 방문했을 때도 양자기술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올해를 양자 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취리히연방공대에만 양자기술 연구자가 700여 명에 이르는 데 비해 국내 연구진은 200~300명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적 교류를 포함한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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