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김해시가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김해 데이터센터 사업’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홍태용 김해시장이 인터넷 기업 NHN과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낮게 보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2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후 간담회에서 NHN 데이터센터 사업 전망을 묻는 질의에 "두 기업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표명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경남도, 김해시가 6월 30일까지 두 기업을 설득, 중재하고 있다"며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현재로선 사업 지속 추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이어 "사업이 안 된다고 결론 나면 시민에게 알리고, 사업 전체를 취소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경남도, 김해시, NHN, 현대산업개발은 2020년 6월 김해시에 제2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협약을 했다.
당시 경남도, 김해시는 당시 정보통신(IT) 대기업 투자 유치로 신규 일자리 500개가 새로 생긴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자재비 상승 등 공사비 증가로 사업비 분담 문제,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나빠지면서 두 회사는 경남도, 김해시에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당시 투자 협약서에 서명했던 경남지사와 김해시장도 모두 바뀌었다.
김해시 부원동 김해시청 맞은편 남해고속도로와 김해대로 사이 부지(3만1000㎡)에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원, 도로 등을 조성하는 도시개발을 하는 것이 이 사업 골자다.
현대산업개발이 데이터센터, 아파트를 짓고 NHN이 데이터센터 건물을 매입해 이용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했다.
전체 사업비만 5000억원에 이르며, 경남도와 김해시는 투자유치보조금을 지급한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당시 첨단산업 분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김해시는 2021년 8월 부원동 564-1번지 일대를 녹지에서 상업지역으로 바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김해시는 또 지난해 9월 데이터센터, 아파트(아파트 681가구·오피스텔 140실) 건축허가를 내줬다. 사업이 순조롭다면 2024년 도로와 공원 등 기반 시설이, 주상복합아파트는 그 이후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착공 후 농업용수로 이설 등 부지 정리만 이뤄지고 지난해 연말께 공사가 중단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