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기술을 통해 과거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품과 서비스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건설 산업도 이 같은 거대한 물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혁신이 부족한 국내 건설 산업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국내에서 건설 산업은 단순 수주 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옥외 공사 현장과 건설 인력 위주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 등의 방법을 통해 과거와는 다른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서는 건설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해 이를 산업 전반에 공통된 가치로 공유하는 ‘건설 산업 리버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건설 업계는 생산해내는 시설들이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런 가치가 전제돼야 스마트 건설 기술 확대, 발주 방식 및 인력 양성 체계 개선, 생산 프로세스 관리의 효율화 등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원에서는 건설 산업 혁신을 위해 디지털 전환, 스마트 건설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건산연은 ‘스마트시티 추진 동향과 건설 산업의 대응 방향’ ‘스마트 건설 기술 활성화를 위한 법제화 방향’ 등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 추진 하에 기존 건설 업체와 첨단 기술 개발 업체 간의 상호 협력을 돕는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얼라이언스는 건설정보모델링(BIM), 탈현장건설(OSC), 건설 자동화, 디지털 센싱, 스마트 안전, 빅데이터 및 플랫폼 등 6개 기술위원회로 구성되는데 지난달 초 건설회관에서 진행된 첫 설명회에 업계 관계자 300명 이상이 모였고 현재까지 290여 개 기업이 참여를 신청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기업들은 스마트 건설 기술의 개발부터 실증·확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정부는 정책 제안을 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건산연이 계속해서 협조하겠다”며 “스마트 기술 외에도 연구원 내부적으로 건설 ESG, 생산 체계 개편, 건설금융, 도시·주택, 건설 리버스, 건설 물량 등 다양한 특화 연구와 개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집중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건설 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유능하고 젊은 인력이 꾸준히 유입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산업·기업이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건설 산업은 고령화가 심한 산업으로 이제는 유능한 MZ 세대 인재를 채용하고 유출을 막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가는 인력의 과부족과 역량 변화를 예측해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통해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차원에서는 기존 인력들이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등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하대 교통대학원 경제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원장은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복청 차장 및 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현재 건산연 30주년을 맞아 계획하는 ‘2025 혁신전략’ 연구 로드맵을 마련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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