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지역축제에서 ‘바가지 요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이 명의를 빌려주고 자릿세로 매출의 30%를 가져간 정황이 포착됐다.
27일 JTBC는 지난 25일 폐막한 강릉단오제에서 영업이 끝난 뒤 매출을 계산하면서 불만을 털어놓는 상인들의 대화를 공개했다.
상인 A씨는 직원과 현금을 세더니 “자릿세를 너무 많이 내서 살릴 돈이 없다. 2600(만원)에 30%면 얼마냐”면서 “수수료 30%로 750(만원) 입금해야 된다. 작년의 반도 안 됐다”며 하소연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은 취재진이 따라가 자세히 물어보자 750만원은 명의를 빌려준 지역 주민에게 내는 자릿세였다. 지역축제는 보통 그 지역에 사는 사람만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산에 거주 중이라 밝힌 A씨는 명의를 빌려 장사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매출의 30%를 자릿세로 달라고 해서 마감할 때 같이 보면서 자릿세 계산을 한다. 우리는 인건비, 재료비 들어가는 게 많은데 자리 주인은 손 안 대고 코를 푼다”고 토로했다.
명의를 빌려준 자리 주인은 음식값 계산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인건비도 따로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자리) 주인 인건비도 줘야 한다. 올해는 200만원을 달라 하더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장사가 안 돼 자리 주인 측이 인건비는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1박 2일’에서 옛날과자 1.5㎏을 7만원에 판매해 뭇매 맞은 상인이 영양산나물축제에 자릿세로 180만원을 내고 들어갔던 사실이 드러났다. 상인회가 정한 공식 자릿값의 9배나 되는 금액이었다.
돈을 받은 사람은 상인회 관계자가 아닌 전문 브로커였는데, 브로커는 축제조직위로부터 축제장 한편 야시장 공간을 전문적으로 낙찰받은 뒤, 전국 축제를 돌아다니는 외지 상인들에게 재배분하며 웃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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