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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주가 폭락' 라덕연, 첫 재판서 시세조종 혐의 부인

미등록 투자 대행 혐의는 인정

라덕연 측 "저평가 주식에 투자"

검찰 "역할 분담해 주가 조작"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42) H투자자문업체 대표가 첫 재판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부인했다.

라 씨 측은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정도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 첫 공판에서 “시세조종으로 오해받을 주식매수를 지시한 적은 있으나 시세조종 의사가 없었고 시세조종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통정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주식 매수 지시는 정상적인 주식 가치 평가에 따른 투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라 씨 측은 “저평가된 주식들을 선정해서 가치 투자를 한 것”이라며 “주식거래 형태를 보면 대부분이 매수주문이었고, 매도주문은 (투자자가) 정산을 요청하면 주식을 시가에 팔아서 정산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어떤 경우를 어떤 이유로 통정매매로 판단한 것인지 증거 목록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라 씨 측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 대행을 한 혐의에 대해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의 공형진 변호사가 지난 5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 접수를 위해 청사로 향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건은 이날 투자자 60여명을 대리해 라 대표 등 6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라 씨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한 측근 변 모(40) 씨와 안 모(33) 씨 측도 “시세조종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라덕연 일당은 라덕연의 지시에 따라 정산·매매·고객관리로 팀을 나눠 역할을 분담했다”며 “통정매매·고가매수·허수매수 주문 등을 통해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라 씨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305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를 일임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또 투자 수수료를 식당과 갤러리 등 여러 법인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로 지급받아 ‘돈세탁’을 하고 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라 씨 일당의 다음 공판은 7월14일 오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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