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 주부의 자수로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던 마약 유통책과 투약자들 5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울산 남부경찰서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신종마약(합성대마) 등을 판매·투약한 혐의로 A씨 등 55명을 검거해 49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이 소지한 필로폰 3200회 투약분과 합성 대마 670㎖(10만회 흡입분)를 압수한 상태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동남아에 있는 해외 공급책이 준 마약을 중국동포 등을 통해 국내로 들여와 판매·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외 공급책에 대해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필로폰을 유통한 일당은 지역 선·후배이거나 교도소에서 알게 된 사이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자 연락책, 배달책 등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판매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건물 우편함이나 에어컨 실외기, 아파트 화단 등에 마약을 숨기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활용했다. 신종마약은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하고, 대금은 가상화폐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약자들의 직업은 대리기사, 유흥업 종사자, 건설업자 등이었다. 이 가운데는 10대 청소년도 있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일부 외국인 여성은 퇴근 후 모텔에 모여 정기적으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가정주부가 마약을 투약한 후 112에 전화를 걸어 "더는 마약을 하고 싶지 않다"고 자수한 일이 계기가 돼 수사가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이들 모두 마약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중"이라며 "호기심으로라도 절대 마약을 접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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