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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선택 기로에 선 팔라우





팔라우공화국은 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 서부 지역의 도서국으로 필리핀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약 460㎢로 경기도 남양주시 정도의 크기에 34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작은 나라다. ‘신들의 정원’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블루코너·블루홀·울롱채널 등 수많은 다이빙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어서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성지’로 통한다.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한 약소국이 으레 그렇듯 역사는 비극적이다. 필리핀과 남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근대 이후 세계열강의 먹잇감이 됐다. 16세기 중반 스페인에 편입됐다가 19세기 말 독일령이 됐으며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국의 점령지가 됐고 종전 이후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다가 1994년에야 독립했다.



팔라우는 최근 중국의 세력 확장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2008년만 해도 팔라우의 중국 관광객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15년에는 50%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중국 자본이 현지 부동산을 대거 사들여 집값도 뛰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내 이빨을 드러냈다. 2017년부터 팔라우를 향해 대만과의 수교를 끊고 자국과 수교하자고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팔라우가 응하지 않자 중국은 관광객을 줄이고 자본을 철수시켰다. 이로 인해 팔라우는 전례 없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수교국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관광을 원천 차단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 전쟁으로 태평양 도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팔라우도 중국의 타깃이 된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 선 팔라우는 서방과의 협력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일본과의 직항편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서방에 공항 활주로 확장을 위한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한다. 경제·군사 어느 분야든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팔라우는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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