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반려묘가 사라져 실종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남자친구가 거울이 깨질 정도로 반려묘를 폭행한 후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7일 동물권 단체 '케어'에 따르면 18일 남성 A씨는 여자친구 B씨가 키우는 고양이를 죽이고 사체를 쇼핑백에 담아 유기했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의 외출을 유도했다. 귀가 후 돌아온 B씨는 집 안의 거울이 깨져 있고, 고양이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B씨가 A씨에게 고양이의 행방에 대해 묻자, A씨는 "모른다"고 발뺌했다. 이에 B씨는 고양이가 집을 나갔다고 생각해 이틀간 찾아 헤맸다.
이후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B씨는 A씨가 죽은 고양이를 깨진 유리조각과 함께 쇼핑백에 담아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증거가 드러나자 A씨는 그제야 고양이가 자신을 할퀴어서 죽였다고 털어놓으며 "고양이 사체를 갖고 나간 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체를 어디에 유기했는지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
현재 케어는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케어 측은 "CCTV를 보면 A씨는 전혀 술에 취한 모습이 아니다"며 "또 택시를 잡아 이동했으며, 깨진 유리 파편까지 쇼핑백에 담아 나오는 등 범죄 흔적을 치우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양이는 스스로 거울에 자신의 몸을 들이받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며 "혹여 A씨가 주장한 대로 고양이가 그를 할퀴어서 한 대 쳤다고 해도 바로 죽을 수 없고, 죽일 이유 또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거울이 깨질 정도로 A씨가 고양이를 가혹하게 폭행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응급 처치를 하지 않고 B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행동도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케어 측은 "유기한 이후에도 사실을 숨긴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비추어 보면, A씨가 고양이를 죽일 의도가 다분히 있었음을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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