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부의를 강행할 태세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합법 노조의 활동 보장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부의도 중요한 절차”라며 직회부를 예고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을 벌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불법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대 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히는 대통령에게 경고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동계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이라고 주장하지만 무분별한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더 크다. 그러잖아도 노동계에 기울어진 현행 노동법 체계에서 손해배상 청구까지 제한된다면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상정을 우려하는 손경식 회장의 서한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영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현장은 1년 내내 노사 분규와 불법행위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이날 ‘불법 파업 기간에 공장 가동이 중단됐더라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손해액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로 노조 측에 기울어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는 현대자동차가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의 주심은 문재인 정부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지명된 노태악 대법관이다. 이에 앞서 15일 내려진 유사한 판결의 주심도 진보·좌파 성향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기울어진 대법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기업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 제거를 서둘러야 할 판에 되레 노란봉투법이라는 더 무거운 족쇄를 채우는 것은 성장을 가로막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쟁국들은 노동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데 거대 야당은 노조에 불법 폭력 파업의 날개를 달아주려 하고 있다. 경제의 퇴보를 재촉할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는 민주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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