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암 진단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치밀(緻密) 유방의 경우 엑스레이로 촬영하는 유방조영술만으로 정상과 암 조직을 구분하기 어려웠는데,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병행함으로써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수·한부경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권미리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치밀 유방이 많은 아시아 여성에서 어떤 방식의 유방암 검진이 효과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은 무증상 환자의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치밀유방은 유방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 중 유즙을 만들어내는 유선조직이 치밀하게 발달되어 있는 유방을 말한다. 유선조직의 양이 많은 데 비해 지방조직의 양은 상대적으로 적어 유방 촬영 검사를 했을 때 사진이 전반적으로 하얗게 나오는 게 특징이다. 한국 여성의 70~80%가 치밀 유방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2018년 1월~2019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은 무증상 환자 2301명에게 시행한 2785개 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유방조영술만 시행한 그룹의 진단 민감도가 64.3%에 그쳤다. 반면 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둘 다 시행한 그룹의 진단 민감도는 92.9%로 30% 포인트 높았다. 치밀 유방 환자 2155명만을 대상으로 비교했을 때도 결과는 유사했다. 분석에 따르면 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모두 시행한 치밀 유방 환자들의 진단 민감도가 90.9%로 유방조영술만 시행한 치밀 유방 환자들의 63.6%보다 30%P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방식에 따라 확인된 암종별 특징도 달랐다.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는 유방조영술에서 발견되지 않은 작은 침윤성 암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크기가 1.2㎝인 더 작은 종양도 감지한 것이다.
최 교수는 “비치밀 유방은 물론 치밀 유방에서도 유방조영술과 자동 유방 초음파검사를 함께 진행하면 진단 민감도가 9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며 “이번 연구로 매우 효과적인 유방암 검진법을 확인하게 돼 유방암 정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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