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이 범행 직전 피해 여성에게 “혼자 죽기는 억울해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왔다”고 말하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에 제출된 정유정의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오후 6시쯤 과외를 받으러 온 중3 학생인 척 피해자 집에 들어간 후 피해자와 대화를 나눴다. 집안으로 들어간 직후 피해자가 나이를 묻자 정유정은 “사실은 25살이다”고 답변한 후,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털어놨다.
이어 정유정은 피해자에게 “자살을 하고 싶은데 혼자 죽기는 너무 억울해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놀라 도망가려고 하자, 정유정은 “장난이에요”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방심한 틈을 타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피해자에게 휘둘렀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피를 흘리며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흉기 공격을 했다. 정유정은 10분 넘게 피해자 온몸을 110회에 걸쳐 찔렀고 피해자는 목정맥과 허파 등에 큰 상처를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후 정유정은 피해자의 사체를 유기하기 용이하도록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 또한 손 부위를 훼손해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게 했다. 정유정은 시신 훼손 과정에서 미리 준비해 간 흉기가 훼손되자, 피 묻은 자신의 옷을 벗고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은 채 인근 상점에 가서 시신 훼손에 사용할 흉기 등을 구입했다.
정유정은 시신 훼손 후 다음날 새벽 0시 50분쯤 시신 일부를 집에서 들고 온 여행용 캐리어에 싣고 택시를 탔다. 이날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경남 양산의 한 생태공원에 시신을 유기했다. 택시기사는 이런 정유정을 수상하게 여겨 신고했고 정유정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정유정은 과외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며 피해자를 포함해 54명의 과외강사들에게 대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정에 대한 압수수색에선 정유정이 작성한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내용의 메모와 ‘살인방법’, ‘사체 유기’ 등의 인터넷 검색내역이 확인됐다.
검찰은 정유정의 범행 동기에 대해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범행을 이르렀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정유정에 대해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정유정의 첫 재판은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재판장 김태업) 심리로 다음달 14일 오전에 열린다. 첫 재판은 재판 절차의 준비 과정인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의 경우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가 없어 정유정이 이날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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