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5개월 가량 앞두고 교육부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준킬러 문항 증가', '물수능’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섣불리 출제 경향을 예측해 기존의 학습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처럼 공부하되 올해 수능부터 EBS 연계 체감도가 높아지는 만큼 무엇보다 EBS 학습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11월 치러지는 2024학년도 수능부터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 출제 경향 변화가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학교 현장과 학원가, 학부모·수험생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새 출제 방향이 담긴 수능의 바로미터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처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 26일 최근 3년치 수능과 지난 6월 모의평가를 분석해 킬러 문항의 사례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킬러 문항이 빠질 경우 변별력을 위해 전반적인 난이도 조정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에 9월 모의평가 이전까지는 새로운 시험의 모습을 섣불리 예상하기는 어렵다.
입시 업계에서는 킬러 문항이 사라지면 ‘준킬러’ 문항, 혹은 ‘준준킬러’ 문항이 더 많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시험 난이도가 평이해져 ‘물수능’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유형’과 ‘준킬러 문항'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출제 기법을 고도화 해 변별력은 갖추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고 9월 모의평가 이전까지는 정확한 출제 방향 예측도 어렵기 때문에 기존에 계획한 학습 패턴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변수가 생긴 것은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조건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 학습 방향을 급선회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장지환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서울 배재고) 교사는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학습 방향을 다시 잡기보다는 외부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한 문제, 한 문제 집중하며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로 어려운 문제가 배제되는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렵고, 어느 정도 고난도 문항으로 연습해봐야 쉬운 문항도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역시 “킬러 문항이 배제됐다고 해서 수험생 입장에서 특별히 무엇을 더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지금의 공부 방법을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에 해 온 그대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EBS ‘체감 연계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발표한 만큼 EBS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특히 국어를 중심으로 EBS 체감 연계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처럼 학습하되 EBS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사 역시 “EBS를 풀지 않는 학생들은 없을 것이지만 문제를 풀 때 표와 그림, 데이터 등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며 “단순히 외우기보다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다른 문제가 나올지를 생각하면서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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