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자숙하겠다던 도연(사진)이 승려 신분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종단에 부담을 준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으나 3주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등록해 정신 건강에 관한 지론을 펴고 있다.
2일 불교계에 따르면 도연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다. 지난달 7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 3주 만이다.
동영상 속 도연은 “누군가를 아주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마음에 고통을 준다면서 강렬하게 타오르는 감정을 이기기 어려울 때는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 채널에는 ‘고요함의 지혜’ 시리즈물 등을 최근 연일 올렸다.
도연은 둘째 아이 의혹이 불거진 뒤 교구 본사를 통해 속세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환속제적원을 조계종에 제출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승려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의 국외 출장과 실무자의 일시적 부재로 인해 아직 종단 내부 결재가 완료되지 않았다.
도연에 대한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도연은 앞서 호법부의 조사를 받을 때 “이혼 후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종단 측은 유전자 검사로 이를 증명하라고 했으나 도연은 상대방이 응하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SNS 등 일반인에게 노출된 공간에서는 둘째 아이 의혹에 관해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조계종은 곧 도연의 환속을 승인할 예정이며 종단 차원에서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연은 조계종 승려 신분을 포기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여전히 승려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블로그 등의 자기 소개란에서 “20대는 석하 스님으로, 30대는 도연 스님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도연 법사로 살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법사(法師)의 의미를 설법하는 승려, 심법(心法)을 전해 준 승려, 불법에 통달하고 언제나 청정한 수행을 닦아 남의 스승이 되어 사람을 교화하는 승려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어느 것이나 승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조계종은 법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법사가 원래 승려를 지칭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종단에서 법사라는 이름으로 부여하는 공식적인 직책이나 지위는 없다”면서 “최근 재가자 중 일종의 포교사 역할을 하는 분들이 스스로를 법사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연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 출가했으며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SNS에 글과 동영상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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