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연안에서 폐사한 정어리 떼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4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제주시 외도동 해안가에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시는 당일 현장에서 죽은 정어리 500㎏가량을 수거했다.
앞서 지난달 초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도 집단 폐사한 정어리 떼가 발견돼 수거 작업이 이뤄졌다. 당시 수거된 폐사체만 7톤에 이른다.
폐사 원인을 조사한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 제주수산연구소는 밀물 때 해안가로 밀려온 정어리 떼가 갯바위와 웅덩이 등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산소부족으로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어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어종으로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많다. 수과원은 이처럼 제주에서 정어리가 대량 발생한 이유를 정어리 자원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과원에 따르면 국내 정어리 어획량은 1987년만 해도 연간 20만톤에 이르렀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 자원량이 감소하면서 매년 100여톤만 잡히는 데 그쳤다. 그러다 2017년부터 8천톤 넘게 잡히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만2000톤이 어획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수산연구원이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와 서귀포시 강정항 인근 해역에 설치한 정치망에서도 지난 5월부터 작년까지는 찾아볼 수 없던 정어리가 잇따라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수과원 관계자는 “일본 규슈 연안 등지에서 늘어난 정어리 자원이 우리나라 해역까지 확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경남 해역까지 확장한 정어리 자원이 산란하면서 개체 수가 늘다 보니 제주와 여수 해역까지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수거한 정어리 사체를 농가에 비료용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