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영아 수사가 400건을 넘어서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불과 하루 만에 배 이상 수치가 급증하면서 경찰의 수사 대상 역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출생 미신고 사건을 420건 접수해 400건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전날 진행 중인 수사가 193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접수된 출생 미신고 아동 가운데 15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망 사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발견된 8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머지 5명은 혐의 없음으로 수사 종결됐다. 소재가 불분명한 353명에 대한 생사 확인 여부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국 시·도 경찰청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94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청·대전청 각각 38건, 경남청 33건, 인천청·충남청 각각 29건, 경북청 23건, 전남청 21건, 부산청 19건, 경기북부청·광주청·충북청이 각각 14건, 대구청 10건, 전북청 9건, 강원청 8건, 울산청이 7건 등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조사 결과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 수사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울경찰청은 갓 태어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과정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4명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
사망한 영아와 미파악 아동의 수가 날로 증가하면서 정부도 출생 미등록 아동 확인부터 미혼모 등 위기 임산부 지원 강화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논의할 기구를 민간과 함께 구성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이기일 제1차관 주재로 ‘출생 미등록 아동 보호 체계 개선 추진단’ 첫 회의를 개최했다. 추진단은 △출생 미등록 아동 보호 체계 개선 △ 임시 신생아 번호 아동 전수조사 협조 △출생 미등록 아동 집중 조사 지원 △미혼모 등 위기 임산부 지원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추진단에는 복지부와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등 정부 관계자와 함께 아동권리보장원, 한국법제연구원, 경기거점아동보호전문기관,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우울증센터,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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